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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
올해 1월이였다... 코로나가 한국에 상륙하기 전. 나는 전역만을 기다리던 말년 병장이였고, 꿈에 그리던 전역은 두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였다. 군생활하면서 모아둔 돈으로 뭘 할지 전해놨는데, 그 1순위는 바로 여행이였다. 머릿속에 어디 갈지 순위까지 정해놨었는데, 때마침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두 흐지부지 됬다. 아니, 처음엔 몇달 안갈 줄 알았다. 3월쯤이면 가라앉겠지~ 했다. 다, 착각이였다. 첫번째 후보,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어릴 때 부터 항상 지도를 볼 때마다, 한국 윗쪽으로 나 있는 거대한 땅, 러시아에 흥미를 많이 느꼈다. 저 거대한 땅에는 무엇이 있으며, 사람은 어떻게 살고, 날씨는 어떻고... 조금 자라면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라는 존재를 알게 됬고, 그것에 타 보는 걸 소원으로 삼았다...
본의 아니게 오랜만에 쓰는 글이다. 열흘간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여행이다. 거창한 곳을 다녀온 건 아니고, 한적한 시골에 있는 별장에 친구들끼리 다녀왔다. 친구들 모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걸 피곤해 하는 타입이라 들어가기 전에 장을 잔뜩 봐 놓고 이틀동안 안에서만 놀자는 이야기. 암튼, 재미있게 놀다 왔다. 안에 있으면서 요리도 해 먹고, 이런저런 수다도 떨고 게임도 하고. 친구 한명이 휴대용 마이크를 가져와 돌려가며 노래도 불렀다. 도중에 먹을 것이 떨어져 다시 사러 읍내에 다녀오느라 택시비가 깨지긴 했지만, 우리의 흥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였다. 역시 사람은 차가 있어야 살아가기 편하다. 언젠가 친구들이랑 같이 살게 되면 마음도 통하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