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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나버린 그들의 "공정"

지기유 2022. 4. 18. 22:03

 역시 이럴 줄 알았다. 단 1cm의 오차도 없이 내 예상과 맞아 떨어졌다. 

 

 윤석열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정호영 후보자의 의혹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후보자의 의혹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떤 '사람' 이 한명 떠오른다. 아마 나 말고도 이 사람을 떠올린 사람들이 많으실텐데, 그 사람은 바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2019년 9월 그 때를 떠올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고, 이와 동시에 본인 포함 가족비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며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그리고 연이어 등장한 "공정" 이라는 키워드. 많은 대학가에서 이 "공정" 이라는 보기 좋은 구호를 들고 조국을 비판하는 시위를 연일 열었다. 데자뷰를 일으킬 만큼 비슷한 사건이 터진 지금, "공정"을 부르짖던 그 청년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보여주기식 집회, 아니 기자회견이라도 열기를 바랐던 나는 그들의 취사선택하는 "공정"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4월 18일, 오늘자 뉴스기사의 한부분이다.

 

"반응만 따지면 그때랑은 다릅니다. 훨씬 약하죠. 다만 당시는 모든 언론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연일 '의혹이 있다'며 크게 보도했으니 이에 맞춰 청년들이 편승한 면이 있었고 지금은 일단 당선인도 그렇고 후보자도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 더 큰 거 같아요." 

 

아... 그래. 인정했네. 내가 볼 땐, 그들이 숨기고 있던 속내를 이제서야 드러낸 느낌이다. 그들은 애초부터 공정따윈 관심 없었고, 민주당이니까, 문재인이니까, 분노했던 것 뿐이다. 내가 보기에 20대는, 아니 20대 남성은 그 어느 세대보다 더 이념적 사고에 치우친 세대이다. 다른 유럽국가들도 그랬듯, 이념적으로 기성세대와 동떨어진 "대안우파화" 되었던 것 뿐인데 "공정" 이라는 보기 좋은 탈을 쓰고 그게 청년들의 "분노" 라며 언론들이 포장해줬던 것일 뿐이였다. 

 공정은 이로써, 그들이 써먹던 "공정" 이라는 표어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았다 할 수 있겠다. 이는 명백한 타살이며, 범인은 "공정"이란 단어를 그토록 울궈먹던 2번 청년들이다.  "공정과 상식" 이라는 표어를 내걸던 대통령 당선인과, "공정" 이라는 표어를 내걸었던 청년들에 의해 진짜의미의 "공정" 이 죽어버렸다. 

 

 이대남의 대안우파화를 보기 좋게 "청년들의 분노" 로 포장해주던 언론의 장난질이 떠오른다. 내가 예상하건대, 이제 그들도 굳이 "공정" 코스프레 같은 거 안하고 더욱 더 노골적으로 극우,보수화 되어 윤석열 당선인이 어떤 잘못을 저지르던 수호해주는 친위대로 돌변할 것이다. 그동안 "공정"이라는 탈을 쓰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시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 이제 그토록 원하던 소원도 이루셨으니, 잘 살아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부탁 하나, 당신들이 뽑은 대통령이 당신들에게 피해를 끼쳐도, "공정" 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길 바란다. 듣기에도 보기에도 조금.. 역겨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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