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기 (3)
아르카디아
내가 제일 먼저 계절이 바뀌었다 깨닫는 순간은, 공기의 냄새가 새로워졌을때다. 매일 맡아와 익숙했던 냄새는 사라지고, 살짝 차가우면서도 상쾌한 바람의 냄새가 들숨을 쉴 때마다 콧속을 메운다. 올해는 바로 어제, 예년보다 조금 일찍 초겨울의 냄새가 찾아왔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냄새가 섞인듯 하다. 상쾌한 초겨울의 냄새에 섞여 같이 들어온 불청객의 정체는 바로 마스크의 필터냄새, 마스크 속에 고여있던 나의 입냄새(…). 코로나는 세상 사람들을 병들게 했을뿐만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사소한 행복들도 야금야금 좀먹고 있었다. 계절의 변화에서 느끼는 한순간의 상쾌함에마저 코로나라는 존재가 섞여들어, 5라는 행복을 느꼈어야 할 순간에 4 정도의 행복밖에 느끼지 못한 채 1을 코로나로 인한 불쾌함에게 고스란히 내어줬..
군대에서 있었던 일을 써 볼까 한다. 나는 2018년 8월 입대 후 2020년 3월까지의 군생활을 마쳤다. 하지만 그 기간동안은 순탄지가 않았는데, 내성적이고 행동도 굼뜬 편이라 잘 적응하지 못했었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갖지 못했고, 가끔은 부대원과 마찰을 겪기도 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전역했다. 내 군생활은 철저히 실패했다. 이러한 군 생활에도 추억은 있다. 2018년 9월, 훈련소 수료를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기 전 닷새정도 모르는 훈련병과 지내는 과정이 있었다. (보충중대 개념) 훈련소에서 잘 지내나 싶었는데, 수료 후 뿔뿔이 흩어져 눈 앞에는 모르는 사람들만 있었다. 소극적인 성격 탓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고 자잘한 실수도 많이 하고 있었는데, 그때 내 옆자리에 있는 훈련병이 나를..
7월 9일 金 밤 9시쯤,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와 갑자기 약속이 잡혔다. 다음날이 토요일이라 그 때 만나자고 했지만 갑자기 10시에 만날 수 있냐 묻는다. 그동안 밤 9시를 넘어 밖에 나가 본 경험이 없었기에 망설였으나 워낙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였기에 큰 맘 먹고 만나기로 결정. 밥도 먹고 오랜만에 술도 마셨는데, 어색할거라 예상했던 술자리는 꽤나 화기애애했다. 내 취업자리도 걱정해주고, 고등학교 때 있었던 일화도 풀고… 집에 온 후엔 바로 잠을 잤는데, 자는 내내 머리가 아파 좋은 잠을 자지 못했다. 역시 술은 마시는 게 아냐… 7월 10일 土 별다른 일은 없었다. 저녁 때 예상치 못했던 한우 외식으로 기분이 업됬던 하루… 아빠께서 큰 돈을 쓰셨다. 앞으로… 긴 일기가 아니더라도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