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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새 계절의 냄새

지기유 2021. 10. 20. 23:30

내가 제일 먼저 계절이 바뀌었다 깨닫는 순간은, 공기의 냄새가 새로워졌을때다. 매일 맡아와 익숙했던 냄새는 사라지고, 살짝 차가우면서도 상쾌한 바람의 냄새가 들숨을 쉴 때마다 콧속을 메운다. 올해는 바로 어제, 예년보다 조금 일찍 초겨울의 냄새가 찾아왔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냄새가 섞인듯 하다. 상쾌한 초겨울의 냄새에 섞여 같이 들어온 불청객의 정체는 바로 마스크의 필터냄새, 마스크 속에 고여있던 나의 입냄새(…). 코로나는 세상 사람들을 병들게 했을뿐만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사소한 행복들도 야금야금 좀먹고 있었다. 계절의 변화에서 느끼는 한순간의 상쾌함에마저 코로나라는 존재가 섞여들어, 5라는 행복을 느꼈어야 할 순간에 4 정도의 행복밖에 느끼지 못한 채 1을 코로나로 인한 불쾌함에게 고스란히 내어줬다.
아무리 그래도, 시간은 묵묵히 흐르고 거대한 지구는 태양을 돌고돌아 새계절을 만들어 낸다. 계절이 바뀜에 따라 느끼는 행복을 고스란히 내 마음으로 전달할 수 있을 때까지, 그저 묵묵하게 살아가야지… 라며 다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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