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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절규는 들리지 않는가 -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역차별 논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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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절규는 들리지 않는가 -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역차별 논란

지기유 2020. 8. 5. 14:49

https://news.v.daum.net/v/20200622174428644

 

"공부 말고 알바할걸"..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에 뿔난 취준생

"대학 생활 내내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만 바라보고 스펙 준비했는데 허탈하네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0명을 정규직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한다고 22일 결정하자

news.v.daum.net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 뉴스기사 한편을 읽었다.

내용은 이렇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0명을 정규직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한다고 22일 결정하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

그들의 불만이 뭔지하고 보니,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토익 990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맞아야 서류를 통과할 수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 기업인데, 별다른 시험이나 선발 과정 없이 모두 정규직화 하는 건 그동안 해왔던 노력들이 무시당하는 것이고, 나아가 자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맞다. 노력한 만큼 결과로 보상을 받아야 하고, 그게 이들이 바라는 ‘공정’ 이니깐. 공정이라면 나도 참 할 말이 많다. 2016년 구의역에서 일어난 스크린도어 사고를 기억할 것이다. 김군은 스크린도어 수리를 위해 사이로 들어 갔다가, 불과 2분만에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저들의 논리라면, 김군은 ‘노력’ 하지 않았으니 죽음은 당연한게 된다. 공부도 안하고 노력도 안했으니, 일을 하다 죽어도 어쩔 수 없는 거고, 누구를 탓해서도 안된다. 피해보상? 말이 되는 소릴.

이게 공정인가? 이게 그들이 그렇게 바라던 공정인가?

일을 하다 사고로 죽어도 하청업체 직원이라는 이유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게, 공정인가?

그저 인간답게 일할 권리, 일하다 다쳐도 누구에게 하소연해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것들을 누리지 못하던 자들이 누리겠다니 배가 아파 죽을 것 같은가?

을과 을의 다툼에서 이기는 건 결국 갑이다.


뉴스 기사 보니 ‘이럴 줄 알았으면 알바나 할 걸 그랬다’ 라는 문구가 눈에 뛰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공기업 정규직 전환은

(1)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입사시점 기준으로 노사정이 합의한 다음에 실시됐습니다.

(2)이 합의에 몇 년이 걸렸습니다.

(3)기준에 해당한다고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 전환을 한 것이 아니고 제한경쟁을 또 거쳤습니다.

(4)공개경쟁채용 정규직도 별도로 뽑았습니다.

(5)그사이 공기업들은 관리, 안전, 미화 등 현장업무를 대부분 신설 자회사로 내보내고, 경력직 비정규직들은 이 쪼개진 계열사의 제한경쟁에 응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에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인천공항공사가 아니라 “인천공항운영서비스”,”인천공항시설관리” 회사 소속입니다.

(6)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a)하청업체(인력공급업체) 소속이다가 공기업자회사 소속이 되었고 (b)고용이 안정되어 6개월, 1년 단위 불안정한 계약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경력자들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다 안전한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7) 원래 일하던 사람들이 정규직을 해먹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a)애당초 제한경쟁 선발인원을 기존 비정규직 기준으로 산정 (b)기존 비정규직이 직무에 익숙해 제한경쟁에서 거의 탈락하지 않음 (c)일부 힘든 직무에서 제한경쟁지원자 미달로 공채인원이 변동(증가)해 착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출처: 트위터 정소연 (@sy876) 님

겉으로만 보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부디 이성적으로 판단해주시길.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2020.6.23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