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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일본의 속내

지기유 2020. 10. 14. 23:24

10월 초, 일본 외무성은 독일 측에 소녀상 철거를 직접 요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대내외 끈질긴 로비를 통해 소녀상 철거를 종용해 왔는데, 이번엔 직접 정부기관을 통해 철거해달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로비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2016년엔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의 소녀상 설치를 무산시켰고, 필리핀 소녀상도 설치 이틀만에 철거됬다.
일본이 이토록 소녀상 철거에 목매는 이유는, 소녀상이 그들의 만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설치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범죄 중 부정할 수 없이 큰 죄들은 피해를 축소하기 바빴고, 이마저도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없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위안부 문제도 묻어 버리고 없는 일이라고 잡아 떼다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만행을 고발했지만 증거가 없다며 쉬쉬했다. 그마저도 위안부 동원목록 등 빼도박도 못한 증거들이 발견되자, ‘강제 동원을 했다는 증거가 없다’ 나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고, 그들은 창녀다’ 라는 망언도 서슴치 않았다.
일본은 헌법까지 바꿔가며 재무장화를 꿈꾸고 있다. 일본측의 이러한 끈질긴 로비는 그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쟁이 가능한 군대를 갖고 싶다고? 그럼 전쟁을 일으키지 말았어야지.

전세계가 규탄하고 공감했기에 한국을 넘어 여러 국가에 소녀상 설치가 가능했던 것이다. 왜 일본만 그것을 모르는가? 최근에는 정의연 문제를 거론하며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정의연 사태와 소녀상 설치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정의연 사태의 피해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다. 젊은 날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로 지내며 몸과 인생이 무너진 채로 평생을 살아 오셨는데, 겨우 이런 일로 통째로 부정을 당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일본 정부말고도 국내 보수성향 일부 단체들이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진정으로 국가를 생각한다면 우리 민족이 일제강점기때 겪었던 고초에 대해 생각해주길 바란다.
다행히도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의 구청장이 소녀상 철거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보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 모든 건 독일 현지에서 목소리를 내준 시민들 덕분이다. 우리 교표분들 말고도 현지인 분들도 목소리를 내주셨다고 한다. 너무나 감사하다. 일본의 전쟁범죄를 기억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 것이다.
아직 확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요구에 의해 ‘강제철거’ 될 위험에 처했던 상황보다는 나아졌다고 할 수 있다. 부디 철거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소녀상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억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그들을 위로하고 미래에 또 다시 비극이 발생하지 않게 기억해 나가자는 ‘평화’ 의 메시지를 담은 동상이다. 일본정부는 다툼에만 몰두하지 말고 평화를 위해 과거사를 인정, 사과하고 미래로 나아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