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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

미국의 정권교체.

지기유 2020. 11. 5. 20:44


어제 오늘, 미국에서 치뤄진 대통령 선거는 혼전 그 자체였다. 공화당의 현직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의 재선을 막으려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맞붙었는데, 결과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9시부터 투표 마감과 동시에 개표가 시작됬다. 개표 극초반에는 득표율에선 트럼프가 앞서나 선거인단에선 바이든이 앞서는 결과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는 극초반이라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개표 극초반의 상황

상황이 중반으로 흘러가면서, 양상이 점점 바뀌기 시작한다. 득표율은 바이든이 역전했지만, 경합을 벌이고 있는 주에서 트럼프가 월등히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에 이 상태에서 대선이 끝났다면 트럼프가 당선됬을 것이다. 전체 개표가 60% 이상 이루어진 시점이였다. 이 시점에서 트럼프는 승리 선언을 했다.

개표중반. 노란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경합주인데, 이곳 상당수에서 트럼프가 앞서가던 상황이였다.

개표가 종반을 향해 가고, 트럼프의 재선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우편투표가 열리고 말았다. 미국도 한국과 비슷하게 사전에 실시된 투표는 나중에 개표를 하는데, 이 사전 우편투표가 막판에 역전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트럼프가 내내 이기고 있던 주인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개표 90% 상황에서 바이든이 역전에 성공했고, 10%p 가까이 차이가 나던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수퍼센트 내로 따라잡았다.

승리가 기정사실화된 조 바이든

개표 내내 열세였던 주에서 줄줄이 승전보를 알리면서, 조 바이든의 선거인단은 과반인 270명에 6명 모자란 264명을 달성했다. 위의 지도에서 옅은 색으로 표시된 곳이 아직 선거인단 포함이 안된 주인데, 바이든의 경우 NV라 적혀있는 네바다만 포함시켜도 과반인 270명을 달성한다. 이 경우,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된다.
이제, 대선이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어찌됬건 트럼프의 당선은 희박하고 정권교체는 사실화됬다. 한미관계는 정권이 바뀌어도 굳건하지만, 북미관계는 그렇지 않다. 기존 오바마 정부가 펼쳤던 ‘전략적 인내’ 가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우리정부의 역할이 커질거라 본다. 트럼프 정부에서 북미관계,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듯 싶었지만, 이내 교착상태에 빠지게 됬다. 이제 새로운 방법을 다시 한번 써 볼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였다면, 이제부턴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그리고 한국 차기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어떠한 대북정책을 펼치게 될지, 지켜봐야한다.
지금부터 바이든이 어떻게 할 것이다 예측하고 싶지는 않다. 바이든이 아무리 친일•친중이고, 아무리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를 쓴다고 해도, 한국의 대통령이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에 따라 새로운 대북정책이 세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정부 당시 우리나라는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이였는데, 이 당시엔 우리 정부도 대북정책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터라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환경이였다. 아무튼, 두나라의 정상들 사이에서 어떠한 대북정책이 태어날지는 지켜 봐야한다.
한국의 민주당 출신 대통령 - 미국의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만나는 건 김대중 - 빌 클린턴 이후 딱 20년만이다. 이 사이 시대가 많이 변했다. 이 두 대통령이 어떠한 관계를 형성해 나갈지는, 이제부터 지켜봐야 할 것이다.
조금 이르지만, 조 바이든 후보에겐 축하를, 트럼프 대통령에겐 위로와 승복하라는 메시지를 건내고 싶다. 아무쪼록,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끝내고, 안정적이고 강한 미국을 다시 볼 수 있었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