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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의 추억' 이 필요할때

지기유 2020. 12. 19. 23:52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

 작년에, 그러니까 군대에 있을 적에 외출을 나가 간단하게 본 영화 한 편이 있다. 바로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 원작의 '막다른 골목의 추억'. 그 당시에는 그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기에 본 영화이고, 다 보고 나서도 '잔잔하고 감동적인 영화였네' 그 이상 그 이하의 감정은 들지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온지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 이 영화의 내용이 뇌리에 스쳐 지나가며 나를 위로해줬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일 때문에 나고야에 있는 애인 태규를 만나러 간 유미는 그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겼음을 알게 된다.  뜻하지 않은 이별에 낯선 도시를 방황하던 유미는 우연히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카페 '엔드포인트'에 들어선다.
유미는 그곳에서 카페 주인 니시야마와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사람들과 여러 소중한 경험들, 추억을 쌓으며 자신을 치유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봤던 작년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지금 와서야 나에게 와닿는다. 

 주인공인 유미는 뜻하지 않은 이별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나 역시 지금 겪은 일은 아니지만 군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일로 마음고생을 하다왔고, 때로는 짝사랑의 가슴 아픈 추억이 나를 괴롭힌다. 이제와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꼈다. 단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유미는 막다른 골목에 있는 '엔드포인트' 라는 곳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으며 점점 잊어가고, 치유해 나간다는 것이고, 나는 그것들을 가슴속에 품은 채 썩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도 '막다른 골목의 추억' 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사람에게 상처받고 때로는 이별해도, 주위를 둘러봐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 과거에 겪었던 일들은 생각도 안나게 즐겁  고 행복한 것들을.

- 이미 끝난 인연에 고집해 추해지지 않는 것. 결국 상처 받는 건 나 하나 뿐이고,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으니.

- 사람에게 상처 받았어도, 복수하지 않는 것. 이미 생겨버린 상처를 더 후벼파는 꼴 밖엔 되지 않으니까.

- 그저, 지금 내 손안에 있는 한줌의 행복이라도 지키려고 애쓰는 것. 그리고 이 행복을 가슴속에 품어둔 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추억을 쌓고 공감하는 것.

 이것들이 나에게 '막다른 골목의 추억' 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새로운 시작을 앞둔 지금이, 더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하는 시기이니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나는 건... 미소 토스트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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