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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

굿바이 아베

지기유 2020. 8. 28. 18:59


오늘 오후 5시, 아베 일본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질병과 치료로 체력이 완전하지 못한 고통 속에서 중대한 정치적 판단을 잘못해서 결과를 내지 못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며 사임을 선언했다. 2012년 12월부터 7년 8개월간 이어져 온 무소불위의 아베정권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언론에선 갑작스런 소식이라며 보도했지만, 뉴스를 조금이라도 관심 깊게 보았다면 아베 총리의 사임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6월부터 언론과의 접촉을 거의 하지 않은 채 관저에서 업무를 보는 ‘칩거’ 가 시작됬고, 이 와중에 2주 사이에 병원을 두번씩이나 방문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생긴 듯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언론에서는 ‘건강이상설’ 이 떠돌기 시작했고, 이윽고 ‘사임설’ 로 규모가 커져 퍼져 나가던 참이였다. 그의 측근들은 “147일 동안이나 쉬지않고 일했으니 몸상태가 나빠지는 것은 당연한 것” 이라며 총리를 감쌌지만, 나에게는 퇴진에 대한 정당성을 심으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건강이 이상이 없는 상태라면, 병원에 갈 일이 없었을 것이며 건강이상설이니 사임설이니 하는 소문도 나돌지 않았을 것이고.

이 때 부터 퇴진은 기정사실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건강이 안좋은 건 사실임이 분명하고, 과연 저 상태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의 문제. 나는 올해를 넘기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현실화됬다.

차기 총리로 여러 사람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이시바 시게루,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등), 누가 총리가 되든 한일관계는 여전히 어두울 것 같다. 개인의 성향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집권당인 자민당은 뿌리부터가 보수다. 거기에 일본 국민들의 굳건한 지지가 있으니 정책을 수정할 필요도 없었을테니. 어찌됬든 다음달이면 새로운 사람이 일본의 수장이 될텐데,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일본의 상황을 잘 수습해줬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