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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
10월 초, 일본 외무성은 독일 측에 소녀상 철거를 직접 요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대내외 끈질긴 로비를 통해 소녀상 철거를 종용해 왔는데, 이번엔 직접 정부기관을 통해 철거해달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로비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2016년엔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의 소녀상 설치를 무산시켰고, 필리핀 소녀상도 설치 이틀만에 철거됬다. 일본이 이토록 소녀상 철거에 목매는 이유는, 소녀상이 그들의 만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설치물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범죄 중 부정할 수 없이 큰 죄들은 피해를 축소하기 바빴고, 이마저도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없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위안부 문제도 묻어 버리고 없는 일이라고 잡아 떼다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목..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는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정의 내렸다. '위헌' 이 아닌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이유는, 만약 위헌 판결이 나올 경우 해당 법은 그 즉시효력을 잃는다. 사회, 법적인 합의가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폐지되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판결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번에 정부는 임신 14주 이내에만 낙태를 합법화하고, 성범죄 피해자들에게는 임신 24주 이내에만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이는 명백한 후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낙태죄 폐지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 회복' 이다. 여성의 임신은 여성이 선택해야 할 문제이고, 만에 하나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낳을..
https://www.vop.co.kr/A00001516587.html[기자수첩] 국민의힘이 ‘세월호 참사’를 말하려거든 www.vop.co.kr 서해상 북한 해역에서 우리 공무원이 피격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북한군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남북 당국의 설명이 달라 확인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놓고도 언론과 야당의 공세는 추석 명절을 관통했다. 남북의 여러 충돌을 낳은 서해, 그리고 남북은 물론 미국의 군사자산이 서로 얽히고설킨 미완의 분계선을 가로지른 비극이기에 완전한 사실이 드러나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 아울러 2018년 전환점 이후에도 여전히 한반도 밑바닥을 이루고 있는 분단과 정전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 사건이기도..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고, 옛것은 점점 쉽게 잊혀진다. SNS에서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 콘서트를 한다기에 시간 맞춰 봤는데, 세상에. 그동안 잊고 지냈던 많은 가수들이 나와 무대를 선보이는 것이다. 예전에 블로그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음악은 추억을 담는다’ 고... 그 말을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달았다.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자, 노래가 좋네 나쁘네를 떠나 그 당시의 내 모습과 상황들이 떠올랐다. 그때의 내 모습은 어땠고, 무엇을 하고 어떻게 지냈는지... 기분좋은 추억들이 되살아나 행복해졌다. 어디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는 뉴트로나, 숨듣명 같은 추억팔이가 늘어 나는 건 녹록치 않은 현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는 기저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대부분 맞다고 생각하나, 나는..
어제는 근 두달만에 친구들과 만나 시간을 보냈다. 두달동안 못봤으니, 얼굴이나 보고 밥이나 먹자는 이유. 번화한 시내에 있는 피자집에 가서 간단히 식사를 했다. 서로의 근황, 실없는 게임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딱히 하는 게 없더라도, 얼굴을 맞대고 있는 것만으로도 참 편해지는 친구들이다. 밥을 다 먹고는, 살 책이 있어 서점에 들렀다. 소설책 한권을 사들곤 밖으로 나왔다. 자, 이제 뭘하지? 처음엔 코인노래방이나 피시방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뭐, 솔직히 말해 내 또래 남자애들에 갈 곳이 그곳밖에 더 있을까... 하지만 이번엔 사양했다. 언제 어디서 터질 지 모르는 코로나19 감염이 발목을 잡았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간 끝에, 나온 결론은 ‘산책’ 이였다. 매일 걷..
복학 후 2학기가 시작된지 3주째... 그 동안 개강만 했지 강의는 전면 비대면 화상 강의로 진행돼 학교에 갈 일이 없었는데, 이번주에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됬다. 학교에 가는 건, 재작년 6월 휴학을 한 이후로 자그마치 2년 3개월만이였는데, 가는 길을 잊진 않았을까, 했는데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다. 좋든 싫든 휴학 전까지 1년 반동안 질리도록 타고 걸었던 통학길을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버스를 타고 창 밖을 바라봤다. 익숙한 듯, 낯선 풍경들이 참 색달랐다. 바로 어제 본 듯 생생하면서도, 어딘지 모를 낯섦에 신선한 감정을 느꼈다. 이 익숙한 풍경들이 2년 3개월만에 처음이라니. 이 감정은 학교에 도착해서도 느껴졌다.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전과는 다름없는 풍경을 보여줬다. 너무도 ..
아쉽게 사진은 못찍었다... 원래 내가 가는 게 아니라 아빠가 가실 예정이였는데 갑자기 일이 잡히시는 바람에 땜빵으로 다녀왔다. 풀 베는 건 군대 있을 때 이후로 처음이고, 뭔가 일가 친척들과 어울려 활동적인 일을 해 보는 건 전역이후 처음이였다. 이 때문에 해이해졌기 때문일까, 자외선이 내리쬐는 곳 아래에서 선크림 바르는 것도 깜빡했고, 뜨거운 햇빛에 손실되는 수분을 보충할 물을 챙기는 것도 깜빡했다. 원래도 안좋은 체력이 최악의 상황을 만나 더 안좋아졌다. 걸을 때마다 어는 현기증과, 뜨거운 햇빛으로 인해 피부가 익을듯이 작열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오전중으로 금방 끝나 더이상의 피해는 막았지만, 혹여나 일이 늦게 진행돼 오후까지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어떻게 됬을 지 모르겠다. 물론, 준비는 했겠지만...
9월 16일 오후, 일본 중의원에서 스가 요시히데가 총리에 지명을 받으며, 일본국의 제99대 내각총리대신에 취임했다. 7년 8개월만에 바뀌는 총리이다 보니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과 같은 주변 나라에서도 소소하게 관심을 끌었는데, 스가 총리가 이끌 내각은 어떤 성격을 가질지, 어떤 정책을 펼칠지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오갔다. 나고 그것들을 예의주시하며 어떤 일본을 만나게 될까 생각을 해 봤는데, 결국 아베 전 총리가 이끌던 일본과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스가 총리는 9월 14일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이후, 주요 당직자는 물론이고 새 내각에서 일하게 될 장관들을 뽑는 과정을 거쳤는데, 내각에서 일하는 20명의 장관 중 교체된 장관은 9명에 그쳤고, 11명은 보직이동이나 유임에 그치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