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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
문득 과거를 떠올려 보았다. 까마득하게 오래된 일들은 넣어두고, 내가 나만의 감정을 가지고 생각하기 시작한 그 시점부터의 기억들을 떠올려 보자면, 내가 지금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기억들의 대부분(90% 이상)은 후회라는 감정이 뒤섞여 있다. 아무리 좋은 기억이였다 하더라도, 끝부분에 후회가 꼬리처럼 달려있는 느낌이다. 이거, 나만 그런건가? 그래서 아무리 좋은 추억이라도 요즘은 과거회상을 잘 안하게 된다. 전역하면 힘들 때마다 군대에서 썼던 일기를 보며 마음을 다잡자는 다짐을 하곤 했었는데, 그 다짐도 공허가 된지 오래다. 사람들은 추억속에는 반드시 후회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정녕 후회없는 추억은 만들지 못하는 것인가. 나는 주로 선택에 대한 후회를 많이 한다. 무언가를 더 하지 못해 아쉬움이 ..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도 소용없어 기분은 찌뿌둥 하지만 그냥 냅뒀는데, 그게 화근이 된 건지 새벽내내 배가 아파 잠을 설쳤다. 분명 대변 때문에 아픈 건 아닌 것 같고, 배 부분이 쥐어짜는 느낌으로 아팠다. 메스꺼움에 구토를 한 것은 물론이고. 다행히 지금은 많이 괜찮아 졌는데, 앞으로는 식단관리를 좀 해봐야 겠다. 고기를 좀 줄이고, 채소를 늘리기. 적응이 된다면 더 나아가 채식을 해 보고 싶다. 바쁘다고, 귀찮다고 패스트푸드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그러지 말아야지,. 벌써부터 이렇게 적신호가 켜진 걸 보면 이제 젊다고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이 이유로 며칠 사이 블로그 관리에 소홀했던 것이 좀 있는데, 내일은 꼭 글 하나라도 써 보자.
어제자로 미래통합당이 당명을 ‘국민의힘’ 으로 바꾸었다. 지난 2월 당명을 ‘자유한국당’ 에서 ‘미래통합당’ 으로 바꾼 이후 6개월만에 다시 간판을 바꿔 달게 되었다. 애초에 미래통합당이라는 당명은 오래 갈 수가 없었던 당명이긴 했다. 당명에 ‘통합’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 자체가 단명을 전제로 지었을테니. 암튼, 당명 개정과 함께 새로 지정된 당강령도 한번 훑어 읽어 봤다. 이 중 흥미로웠던 부분을 발췌. 9-1 (양성평등사회의 실질적 구현) 성별에 따른 사회적 성역할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남아 있지 않도록 노력하며, 남녀가 모두 다양한 영역에서 기회를 동등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정치를 비롯한 공적 영역의 경우, 성별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남녀동수를 지향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
http://m.khan.co.kr/view.html?art_id=202008290600065&utm_source=google&utm_medium=news_app&utm_content=khan[커버스토리]“고위직들, 미투 보면서 ‘운 없네’ 할 게 아니라 자신 점검했어야”■‘성폭력’ 맞선 34년…현실은 여전히 ‘참혹’ “고인이 되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35년 전 제가 피해...m.khan.co.kr 우연히 뉴스를 보다, 경향신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을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다. 기사제목 그대로다. 2018년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로 불명예 퇴진했고, 4월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불명예 퇴진했으며 7월에는 기여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범죄 의혹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스기사에 나오..
2018년 6월, 군입대를 하기 위해 휴학을 한지 2년 2개월이 흘렀다. 휴학을 할 때만 해도 복학은 머나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은 그래도 흐르긴 하나보다.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날도 어김없이 학교에 갔고,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휴학신청을 했다. 고깃집에서 종강파티도 했다. 그 해 8월엔 입대를 했고, 598일이 흘러 전역을 했다. 전역 뒤론 푹 쉬었다. 군대에서 쉬지 못했던 것에 대해 보상을 받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 내게는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 게 바뀌어 있었다. 가방을 메고, 전철을 타고 학교에 가 교수님,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보며 수업을 받는 게 당연하던 시대에서,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캠을 통해 화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게 당연한 시대로. 분명히, 새로운 시대가 도..
오늘 오후 5시, 아베 일본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질병과 치료로 체력이 완전하지 못한 고통 속에서 중대한 정치적 판단을 잘못해서 결과를 내지 못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며 사임을 선언했다. 2012년 12월부터 7년 8개월간 이어져 온 무소불위의 아베정권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언론에선 갑작스런 소식이라며 보도했지만, 뉴스를 조금이라도 관심 깊게 보았다면 아베 총리의 사임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6월부터 언론과의 접촉을 거의 하지 않은 채 관저에서 업무를 보는 ‘칩거’ 가 시작됬고, 이 와중에 2주 사이에 병원을 두번씩이나 방문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생긴 듯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언론에서는 ‘건강이상설’ 이 떠돌기 시작했고, 이윽고 ‘사임설’ ..
내 나이 스물셋... 이제 어리다고도 말하기 부끄러울 나이.. 그래서 그런지 주위에서 자꾸 나를 괴롭히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여자친구 있어? -애인은 언제 만날거야? -장가가도 되겠어~ -왜 안만나는 거야? 블로그니까 이 정도지 실제로는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듣는다. 그렇다. 나는 23년동안 단 한번도 여자친구를 만난 적이 없는 ‘모태솔로’ 다. 내가 모태솔로라는 사실을 부끄러워 해 본적이 없다. 그렇기에 블로그에 내 의견을 밝히는 거고. 하지만 나이가 한살한살 늘어 갈수록, 정작 나는 괜찮은데 주위에서 걱정어린 시선을 주는 게 심히 부담스럽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오히려 모태솔로라고 해서 사회가 주는 걱정어린 시선, 모종의 편견들이 더 견디기가 힘들다. 지금 이 상태가 좋다. 오로지 나를 위해 돈을..
오늘부터 복학 신청이 가능해 인터넷으로 신청했다. 잊고 있었던 내 학번, 과목들, 그리고 교수님의 성함 등, 잊혀져 있었던 것들이 한꺼번에 올라와 학교에 갈 날이 머지않았단 것이 실감이 난다. 개강은 8월 31일이다. 2년 2개월만에 하는 등교인데, 다행히 학교 가는 길은 머릿속에 남아있다. 입대 전 1년 반동안 거의 매일 통학을 하면서, 그것만은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중고등학교때는 개학이나, 새로운 반으로 이동 할 때 마다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대학교에 처음 입학할 때 까지만 해도 그랬는데, 군복무를 마치고 나서 이런 상황을 맞으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무던하다. 군대에서, 입대라는 불안, 설렘. 그리고 자대 배치는 어떻게 받을 지, 어떤 사람이 있을지, ..